○ 애미랑재 ~칠보산~깃재~길등재~한티재(20km/7.5시간)
○ 야생화등 : 노루발, 솔나리, 기린초, 금강송, 물푸레나무등
○ 특이사항 :
- 들머리에서 2시간 여 내리던 비는 어느새 개이고 젖은 옷을 말려주고 시원하기까지 한 바람도 좋고, 컨디션도 좋고.. 칠보산까지 500m 치고 오르고 난 뒷 길은 up, down도 그리 심하지 않아 룰루 날라했더니... 그게 아니었다. 길등재에서 1.5시간 남겨두고 중간, 후미 일행들이 내려간 임도가 아닌 능선길을 선택한 것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지금 이 시간에 글을 쓰고 있는 것도 하늘이 도와주고, 돌아가신 엄마가 날 지켜준 것이 아니라면 설명이 불가능하다.
- 길등재에서 한티재까지는 4.5km라고 하는 말만 믿고 걷는다. 당일 산행이고, 앞에 간 일행이 보이지 않으며 뒤에 다른 일행이 따라 오지 않고 있다는 점등을 감안해서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데.. 일단 걷는다. 한 시간 가량 걸었는데 정맥 리본이 보이지 않아 당황한다. 왔던 길로 돌아가지만, 그 길이 아니다... 순간 오싹~~ 배낭에 비상식량으로 빵 한 개, 그리고 약간의 물..두시간 후면 어두워질지 모른다. 랜턴도 없다.. 어찌해야하나.. 호루라기 없다. 대신 야호, 야호~~산 아래에서 개 짖는 소리가 화답한다. 아~ 죽지는 않겠구나.. 안도한다.
- 미친 듯 엄청난 경사의 오지 숲을 뚫고, 빛의 속도로 내려간다..개 소리 방향으로..지난 금북, 한남 구간에서도 그랬고... 매번 운이 좋아 없는 길을 만들어 내려 왔던 기억이 새롭다. 運이 좋았다. 언제까지 3~4번의 유사 기억을 운으로 돌릴 것인가. 통렬하게 반성하지 않으면 언젠가 분명 조난당해 산에서 운명을 다할 수도 있다..통신사를 SKT로 빨리 바꾸던지, 아니면 100% 아는 산행을 하던지, 아니면 일행들과 꼭 같이 다니던지...이렇게 3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남은 생동안 날 행복하게 해주는 산행을 계속할 수 있다...
'23.5.13 낙동4구간 [애미랑재] 날머리에서 산행을 종료한 후 발목 부상으로 근 1년만에 아래(사진) 들머리에서 오늘의 구간(애미랑재~한티재)을 시작한다.
들머리 [애미랑재] 도착 10:15
새벽부터, 아니 전날 저녁부터 오던 비는 낙동정맥을 걷는다고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가열차게 쏟아 붓는다. 우비, 판초, 배낭커버, 황금박쥐형 망토, 공동구매한 듯 남녀 불문 세척용 고무줄치마등.. 12시까지 비가 온다고 하니 아마 칠보산까지는 우중산행을 감수해하는데.. 지난 주 구매한 고어텍스자켓만 입어도 2시간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것이라 확신(신발만 젖지 않으면...) 하며 출발~~
[칠보산/974m]
들머리에서 1시간 10여분만에 도착. 빗줄기는 약해지고 열어놓은 앞섶으로 들어온 5~6km 강풍에 옷도 말리고 청량감이라는 보너스까지...
애미랑재 ~ [새신고개] 3.8km
[덕산지맥분기점]
[노루발]
꼬챙이 줄기로 강풍에 쓰러지지않고 버티고 있는지~~
통신탑인지 모를 구조물 조립중..비는 확실히 그쳤다.
일제 강점기, 연료용 송진 추출 상처
[깃재/755m]
심정적으론 오늘 가야할 거리의 1/2, 거리상은 2/5 지점
[일월비비추]
오리지날 십지춘양목은 지나쳤고 또 다른 [十枝춘양목]
[털중나리?]
잠시 전망이 트인곳에선 바라 본 일월산(?) 비는 그쳤어도 여전히 진한 구름이 낮게 깔려진 하늘. 비가 계속 오지 않기를 기도하며...
[기린초]
[885.5봉]
능선상의 늪지
[솔이끼]
[우산나물]
누가누가 더 큰가? 키다리 금강송
금강송이 없는 곳에는 [물푸레나무]가 우점종
강풍에 비까지 맞아 쓰러질려고 하는 [네잎갈퀴]를 바로 세우며..
흰 [노린재나무]꽃은 지고 씨방이 그 자리를 차지하니 이름을 알 수 없어 '뭐야뭐' 고수들에 신세를 지고..언제 즈음 되어야 씨방만 보고도 터~억 으로 이름을 알 수 있으려나..상수는 떡잎만 봐도 안다는데...
핑크 꽃이 피었다면 단 번에 알아 맞췄을 [큰앵초]
유사 [十枝금강송]..세어 보니 않았으니 가지가 10개인지는 알 수 없고..
수십 수백개의 가지를 품고도 또~옥 바로 선, 고개가 아플 정도로 키가 큰 금강송
잠시 해가 든 틈으로,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컷, 금강송
광각으로 찍으니 다소 과장은 됐지만, 금강송의 특징이 아주 잘 나타난다.
盛夏의 길목에서 이제 잎을 피웠으니...갈 길이 멀지만 당당히 자라길 바란다.
왼쪽으로도 리본이 잔뜩 붙어 있어 거기로 내려가면 길등재인가...하다가 그러면 3.5km밖에 남지 않았다는 뜻...빨리 걸은 것도 아닌데 그 건 아닌 것 같고...하다가 뒤에 오는 일행을 기다렸다가 오른쪽으로 내려선다..여기까지는 좋았다.
바람에 나부끼는 [쇠물푸레나무]도 찍고...너무 여유를 부리며 강풍을 온 몸으로 즐기고 있었다.
[왕초피나무/왕산초나무]
추어탕에 넣는 그 산초인가? 내게는 궁예가 사용한 '철퇴'같이 보인다.
[물박달나무]
[노루발]
바람불어 좋은 날에는 산에서 놀자~~고 설렁설렁 걷는다.
비는 완전히 그치고 오후의 햇살이 비치기 시작하고
후손은 살기 힘들어 조상을 찾아 뵙지 못하고..
[길등재/530m]
사단이 일어난 곳..
밧줄을 타고 미끄럼 진흙길을 내려오니 중간에 잠시 잠시 뵌 여산우님 한 분이 서있다. 남편분은 오른쪽 능선을 타고 출발했고 자신은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아 왼쪽 임도로 가려고 다른 일행을 기다린다고..
시계를 보니 날머리까지 1.5시간이 남았다. 임도와 비교해 1km여를 더 가야한다고 하면서 남자와 보폭상 차이가 있으니 가지 말라는 투의 말을 던진다. 오기도 아니고 후미도 아니고 시간이 부족할 것 같지는않을 듯하여 담을 넘어 오른다. 자만한 것이다.
[개옻나무]
[솔나리]
지난 주 덕재~한티재 구간에선 봉우리만 맺쳤던 솔나리, 그 새 꽃을 피웠다. 아~ 내가 솔나리기 핀 것을 보려고 오른쪽 능선을 탓구나.. 역~시 good choice !!
- 잠시 걷다보니 길이 희미해지고 덤불이 무성하다. 리본도 보이지 않고.. 그래서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보지만 그 것도 만만치 않고.. 왔다리 갔다리 하는 바람에 길을 잃고 만다. 트랭글도 잡히지 않는 지역..등줄기에 식은 땀이 나기 시작하고.. 긴장되고 두려움까지 엄습한다. 그간 타 정맥길에서 길을 잃고 헤맨적이 두어 번 있었지만 다행히 무박이라 날도 환하고 시간적 여유도 있어선지 어찌어찍해 날머리까지 시간에 맞춰 도착했던 기억도 나서인지.. 그래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하산길을 찾아보자... 우리나라 산림지역에서도 완전 오지, 영양에서 좌표도 없이 ...
- 일단 야호, 야호~~~ 여러번 불러보지만 내 이후 이 길로 오는 일행은 없는 것이 확실..(나중에 확인한 바) 내 야호 소리에 개 짖는 소리가 화답한다. 아~ 다행이다. 개소리= 사람의 흔적. 개 짖는 소리 방향으로 따라 없는 길에 엄청난 경사에 덤불, 가슴 이상으로 차는 덤불을 헤치고 내려간다.
정말 운이 트인 것인지... 한일축산(아래 사진) 에서 키우는 왈왈 짖는 개 무리를 발견한다. 산중에서 개를 만나고 이렇게 반가운 적이 있었나...88 국도로 내려선다.
다행히 와이파이가 잡힌다. 빨리 걸으면 17:40 도착시간을 지킬 수도 있지만.. 혹시 택시를 부를 수도 있어.. 88국도변 [백일홍]... 일단 찍어둔다
한티로 346... 이것도 필요할 지 몰라 한 컷
수비를 가꾸자.. 지명이 특이하다..고 느끼면서 이 것도 필요할 듯하여 한 컷...무슨 알리바이를 만드는 것도 같다.
[한티재/430m] 17:10
대장에게 전화하니 자신은 임도로 내려왔기 때문에 내 위치는 잘 모르겠다고 하면서 일단 수비면 고향식당을 찾아오란다.
17:40 약속시간에 따~악 맞게 도착하니.. 일행들이 반겨주면서 저기 가서 씻으라고 한다. 슈퍼에서 구입한 봉화사과 막걸리는 버스 출발시간 5분전에 두 잔을 가뿐하고 시원하게 들이켠다. 생각만큼 맛있지는 않고.. 옆 사람에게도 건네고 남은 것은 배낭에 keep.. 술빵을 3번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해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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