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색~대청봉~공룡능선~백담사(21km, 11h)
○ 야생화 : 솔체
○ 특이사항:
- 11.15 부터 시작되는 '산방기간'. 더 추워지기 전에 다녀와야지, 두달만에 다시 찾는다. 버스는 입산 4시에 맞추려는 지 세월아 네월아 하다니 20분, 30분씩 두번이나 낮선 곳에서 세운다. 쉬라고 하며..
- 대간과 정맥을 함께 한 A가 반갑게 어깨를 툭 치며 일행이 있느냐고 묻는다. 그렇게 공룡을 같이 넘게된다. 그는 여전하다. 한겨울에도 뜨거운 물도 없이 김밥만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과일이나 간식도 거의 가져오지 않는다. 일월산 구간에서 물 달라고 애걸복걸했던 기억도 난다. 듬직한 분이면 더 좋으련만 멀리 오래가려면 일행이 필요하고.. 그래도 오랫만이니 덜 심심하겠다.
06:40 대청봉의 여명
일출 20여분전, 인증 열기는 찬 바람도 영하의 날씨에도 식을 줄 모른다.
구상나무에 내려앉은 것은 서리인지, 잔설인지..근방에 그 많던 바람꽃은 다 어디로 갔는지..
늦은 일출은 멋진 실루엣으로 대청을 보여준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산, 어찌 안 오를 수 있겠는가?
급경사 희운각 하산길, 살얼음이 덮힌 바위, 돌을 조심조심 즈려밟고, 볕이 좋은 벤치에서 컵라면을 먹는다. 아직까지 김밥도 먹을 만하다.
공룡 들머리, 실비단 계곡물도 다 말라버리고 어여쁜 단풍도 자취를 감춘지 오래, 흰 버섯군락만이 계곡을 환히 밝힌다. 새가, 나비가, 오리가 비상하는 듯..
[해골바위 전망대]
운해가 깔리지 않은 설악은 화장하지 않은 맨얼굴이다.
1275봉 전 어느 응달길, 아이젠을 신어야 할까하다 좀 과하지 싶다. 살얼음을 피해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긴다.
운해가 없으니 전에 보이지 않던 전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고사목
여름에는 무성한 나뭇잎이 시야를 가려 보이지 않았던 [울산바위]도 보고..
마등령 하산길도 보이고
고사목
양바위사이로 마등령도 보이고..일행 사진도 한 컷 찍으려니 연신 산객들은 넘어오고
공룡에서 고사목은 확실한 이정목가 된다.
8월말, 어느 산꾼의 강추가 떠 올라 바위에 오르니 아니! 아~ 이래서 공룡이라 부르게 됐구나!
역광이라 더 잘 보인다.
[산무릇]
[마등령 삼거리]
1275 1~2봉 그 어디에선가부터 A가 보이지 않는다. 볼일 중인가?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기다린다. 안 온다. 하여 나도 볼일을 보고 나오니 누군가 휑하고 지난다. 시간상으로 A는 아닐 듯..좀 전까지 내 뒤에 오던 중년의 아저씨가 지난다. 마냥 기다릴 수 없어 가다가 기다리고, 수없이 반복하는 사이 마등령까지 온다. 나쁜 생각.. 무슨 사고라도? 전번을 모르니 톡으로 대신하나 답이 없다. 10분 이상 기다린 듯. '오세암 도착 10분전'이란 톡이다. 20여분 차이 '사고는 아니구나'하면서도 그 성격의 단면, 배려심이 없구나를 확인하며 마음을 추스르고 하산길을 재촉한다. 오세암에서 기다리겠지. 이 또한 착각. 그 곳에도 없다. 일단 아꼈던 사과 반으로 맘을 진정시키고, 나머지 반도 괘씸하고 분해 A를 씹는 마음으로 아작아작 잘게 씹는다. 영시암 전 200m 지점에서 다시 톡을 보낸다. 암자를 200m 지났다고 한다. 참 유구무언이다. A의 음성통화 벨소리. 망할 KT알뜰폰!! 수신 불가! 아~~ 그러다 만난다. 앞으로 엮끼지않게 적색경보 울린다.
날머리 막국수집. 여름도 지나 황태해장국을 먹겠다고하니 막국수를 강요한다. 백담사 버스비를 내면 지가 밥을 사겠다고 하더니 본전 생각이 난건지.. 쩝~쩝~
오늘 산행은 어떠했나?
혼산할 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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