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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대간

[대간 again 3, 성삼재~천왕봉~중산리(성중종주)], '22.11.4~5

 


○ 성삼재~노고단~삼도동~연하천~벽소령~세석산장~장터목~천왕봉~중산리 (33.6km/13시간)
○ 야생화들 : 까실쑥부쟁이등 거의 다 진 상태
○ 특이사항 : 작년 4.30~5.1 종주 때와 비교하면 pace maker 없이 체력 안배를 잘하여 종주를 마쳤지만 마지막 천왕봉에서 중산리 5.4km는 왜 이리 지루함을 넘쳐 지겹다는 생각이 연신 든다.

○ 나는 왜 산에 오르는가?
- 산에 왜 오르는가? 에 바로, 정확한 답을 하는데 항시 나는 주춤한다. 후기를 쓰면서 다시 생각해 본다.

무박산행의 경우. 오후 10시에 일이 끝나고 광교중앙역에서 23:10분에 버스를 타야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배낭을 메고 두 군데 근무지를 옮겨가고, 부리나케 전철도 갈아타면서 승차지에 도착한다. 11시 도착.
이제 대간again 3번째이기에 물론 안면을 튼 사람은 없다. 처음도 아닌 대간길을 두 번째로 가면서도 혹시 아는 산우가 있을까 두리번거리는 것은 오늘 산행이 33km가 넘는 이유만일까?
누가 그랬지..빨리 가려면 혼자 가도 오래가려면 동행이 필요하다고.. 그래서인가? 작년 5월 종주때는 일행이 속도 거리 조절해준 덕에 생각지도 않게 무사히 완주를 했다. 그 기억에 오늘 산행을 별 망설임없이 결정할 수 었었다.
- 익산 휴게소 01:05 도착. 30분까지 쉬었다 간다. 편의점만 불이 켜있고 영업은 종료상태. 배낭속 누룽지에 온수를 넣어 먹으면 되는데 작전 실패. 퇴근 전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로 요기를 한 상태여서. 지금도 누룽지 생각에 영하로 떨어진 외기로 움츠렸던 몸을 좀 데웠더라면 좋았을 것을.. 생각해본다.

성삼재 03:05도착하니 예보(4-5/sec)를 넘어선 바람이 엄청나다. 동절기라 성삼재 문은 4시까지 봉쇄(5시가 되어야 노고단을 통과). 옆 편의점은 등산객으로 북적댄다. 1시간여를 기다리면서 컵라면을 먹는다. 다행이 따뜻하고 적당하게 꼬들거리는 것이 선택을 잘했다. 살짝 옆 사람을 보니 김밥을 곁들인다. 나도...하다가 과하다 싶어 중단한다. 마지막으로 나의 비장의 무기, 경옥고로 마감한다.

5시에 맞추어 노고단을 통과하고 임걸령 샘에서 목을 축이고(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람, 추위 탓인지 그대로 통과하는 것이 계절의 바뀜을 실감할 수 있다) 삼도봉을 지나니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500ml 반통으로 시작해도 대피소와 샘 덕분에 날머리까지 물 걱정하지않아 좋다.

 

삼도봉.. 여명을 찍는 뒷 사람
빈 표지석을 찍겠다고 하는 것이 또 다른 민폐이고 시간 낭비라 그대로 짤칵.. 신체의 일부만 찍게되 2분에게 죄송~

 

토끼봉 직전에 해가 뜸.. 아직까지는 7시 전에 일출
연하천까지 3km는 왜 이리 먼지? 작년 5월 진눈깨비에 고장난 랜턴으로 엄청 고생해서 힘들게 느껴졌던 이 구간이였지만 얼레지 군락을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연하천2km, 1.4km.지점.. 한참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0.6km 밖에 오지 못했다고... 그러다 0.4km , 급경사 나무계단 시작길.. 아~ 일단계 고생 끝.. 계단 끝이 연하천 대피소..

8시 도착.. 13km거리를 4시간. 이 정도의 속도면 18:30분까지 중산리 도착은 여유있게 진행해도 될 듯 싶다. 항시 이 대피소에는 라면도 끓여먹고 중간 정비를 하는 등산객으로 인산인해인데..오늘은 한산하다. 다들 지나갔는지, 아니면 아직 오지않았는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아마도 후자일 듯..

샘 근처에 자리를 잡고 일단 썬크림을 바르니 앞에 분이 식사는 않하느냐면서 말을 건다. 주변에 누군가의 스틱과 장갑이 널브러져있다. 식사를 마치고 그 스틱을 내 것으로 착각하여 챙기니 다시 앞엣 분 왈, 자기 것이라고..한다. 죄송합니다.라고 하니 다소 겸연쩍어선 지 양갱을 준다. 별로 좋아하는 비상식이 아니라 저도 있다고 거절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호의로 건네준 것인데 먹지않더라도 받아둘 것...

 

벽소령.. 선행자 3명이 막 힘들게 오셨는데 죄송하다면서 사진을 부탁. 속으로 별로 힘들지는 않았는데 하면서 살짝 미소를 던지고 찍어준다. 체력 안배와 축적 차원에서 빵과 귤 2개 먹고 출발~~

 

세석까지 1/3 지점 선비샘.. 전에는 조금 큰 물받이가 있었는데...오늘은 시간도 널널하니 샘의 유래를 살펴볼까?

옛날, 동네 사람들한테 멸시만 받던 한 노인이 유언하기를, 샘터 위에 묻어달라고 했단다. 효심 깊은 자식들이 유지를 받들어 그대로 했다. 그 이후 여기를 지나는 등산객들이 물을 마시기위해 허리를 굽혔으니.. 자연스럽게 무덤에게 인사를 하는 형세가 되니 엎드려 절 받기이기는 하나 죽어서라도 소원을 이루었으니 저승에 있는 그는 행복할까?

 

 

영신봉을 오르는 철계단이 보이니 여기만 오르면 세석이 코 앞...

 

3년 전인가 싶은데, 거림에서 올라왔다가 힘들어 천왕봉 생략하고 중산리로 내려간 것을 돌이켜 보면, 확실히 나이는 더 들었으나 산행실력인지, 아니면 체력인지 좋아진 것은 사실.

 

세석대피소, 자세히 보면 산장 뒤에 2대의 wind-turbine이 있다. 오늘에서야 이 걸  발견했다.

촛대봉

 

지리산의 지질계통.
야생화에 관심을 두면 정확히 꽃이름을 알지 못하다라도. 아~ 얘는 국화과, 쟤는 장미과...하는 것처럼~
얼마전부터 지나치는 무늬가 있는 바위, 또는 뺀질뺀질한 암석들을 보고 그 이름이 궁금했는데, 지질계통을 연구해보면 산행중에 만나는 암석, 바위들의 이름을 불러줄 수 있을까? 너는 편마암, 제는 화강암.. 이렇게 말이다.

 

[수리취]
방울모자 뒷 모습같기도한 그는 '국화과' 야생화이다. 구절초와 같은 과라니.. 대부분의 [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꽃'이 아닌 잎에서 시작되는 듯하다. 그러니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고 하는 말이 일리가 있다.

산우방(산의 우엉)이라고도 불리는 수리취는 어린 잎은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하며 떡에 넣어 먹는데, 단오의 절식인 수리취절편이 그것이다. 또는 성숙한 잎은 말려서 부싯깃으로 사용한다. 풀 전체가 지혈, 부종, 토혈에 좋고 항산화물질이 많아 약용으로 쓰인다고 하는데 시선을 끌지는 못하지만 여러가지로 유용한 야생화임에 틀림이 없다.

 

연하선경
장터목까지는 1.7km여 남은 거리..부지런히 섭생을 한다. 성삼재에서 먹은 경옥고의 약발이 떨어지는 듯하여 떡과 함께 한봉지를 더 먹는다. 약효를 발휘할 수 있는 시간까지 고려해서 제석봉, 통천문을 무사히 통과하기를 빌며~

 

 

오늘은 장터목대피소의 현판이 제대로 보인다. 산행길이 별로 힘들지않다는 뜻.. 거침없이 천왕봉을 향햐여 추~울~발

 

장삿속으로 만들었는데도 사람들은 [인증]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쓴다. 나를 보여주는 데다 말이다.
즐기는 방법은 여러가지인데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고 인정해도..

 

5.4km천왕봉~중산리길 1/3지점.. 법계사
한 겨울에는 사찰안으로 들어가 물을 마실 수 있는데 오늘은 바로 오른쪽에 샘터에 물이 콸~콸 나온다.

 

칼바위 삼거리에서 1.3km는 너무 지루하다. 서양이면 역광으로 단풍이라도 찍으면서 천천히, 여유있게 내려올텐데.. 이 쪽은 북쪽인지.. 4시가 지나니 껌껌해지기 시작한다. 낙은 없는데 하염없이 1.3km를 내려와야한다.

 

2개의 칼바위.
30대 후반 처음 산을 시작했던 산악회를 따라 뭣도 모르고 중산리~성삼재까지 산행을 감행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등에서 풍겼던 간장 달이는 냄새. 그 기억이 갑자기 떠오른다. 냄새라는 것이 기억을 소환하기도 하나보다.

 

천왕봉에서 2시간만에 날머리 도착

 

갈수기라 계곡의 물도 넉넉치 않아서인지.. 바짝 말라가는 단풍도 이젠 끝물인가 보다.

 

할 수 없어 이런 단풍이라도~~

 

 


거북산장은 중산리 날머리에 있는 유일한 식당.. 폭리와 불친절을 상징.. 어디 고발이리도 하고 싶다. 국밥과 비빕밥이 12,000원, 묵무침과 버섯부침이 17,000원. 어이 없어도 할 수 없이 국밥을 먹지만 기분이 영 별로이다.

산을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면서 오늘도산에 오기를 잘했다. 얘는 나를 실망하시키 않는구나.
사람한테 기대는 것이 얼마나 허망된 일인가를 깨닫는다.
자신감, 자존감을 채워주고 향상시키는 최고의 장소이자 방법, 산(행). 지금까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