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개재~면산~구랄산~토산령~육백지맥분기점~백병산~고비덕재~통리재(20km/8시간)
○ 야생화등 : 노루삼, 쥐오줌풀, 미나리냉이,선밀나물,노린재나무, 큰개별꽃등
○ 특이사항 :
- 다음 주 15기 일정에 참여치 못할 사정이 생겨 오늘 14기 산행에 동참한다. 아는 산우는 거의 없지만 오지 산행길, 풋풋한 나무잎를 즐기며 한 사람 정도만 걸을 수 있는 오붓한 길을 걷는다. 철쭉도 다 져가고...
03:30 석개재
05:13 일출
05:14 면산(1,245m)
심플한 산 이름이 마음에 든다. 석개재에서 4.9km 거의 두시간 거리, 남진이였더라면 낮시간에 고도 400-500m를 치고 올라갔을 것을 감안해보면 무척 힘들 코스이다. 15km를 힘들게 산행한 후라 만만치 않았을 곳.
사정상 이 코스를 북진한 것을 다행이라고 해야하는지~~
휴양림 삼거리,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가곡휴양림인 듯
지난 통고산구간에서 첫 상견례를 하게 해준 [노루삼], 이번 구간에서도 역시 한 그루만 있다.
사진 찍는 것을 보고 꽃 이름을 물어보는 일행에게 자신있게 '노루삼'이라고 하니 곁을 지나던 한 여산우님 왈, 눈개승마라고 한다. 너무 확신에 차서 말하는데 아니라고 할 수도 없고.. 그런 택도 없는 근거없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조금 지나니 서리태(내가 즉석에서 표현)가 모양의 야생짐승 똥이 보인다. 일행들은 멧돼지같은 동물들은 확 쏟아내는 듯, 푸짐하게 볼일을 보는 반면, 산양 같은 동물들은 수분끼가 거의 없고 검은색의 동글동글한 모양의 변을 보니 아마 좀전에 본 것들은 걔내들 것이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노루삼도 보았으니 노루가 유력하다고 우겨본다.
풀솜대가 피기 시작한다.
落花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우산나물에 꽃대가 올라 오고 있다.
구랄산(1,071m)
심마니들이 이용했던 굴이 많았던 산이라 堀謁山(굴알산), 연음으로 편하게 발음하다 보니 구랄산이 되었다고~~
미나리냉이
구랄산을 지나 백병산 방향으로 진행
토산령
과거 삼척 가곡에서 태백 철암으로 넘나들던 꽤 큰 산길이였던 고개, 근처에 유난히 토끼가 많아서였다고 한다.
덕걸이봉 60m, 우리들은 턱걸이봉으로 알고
곳곳에 낙화가 수북하여 지지않은 철쭉을 찾기가 쉽지않다. 만개한 꽃들의 천적 비에 우수수 속절없이 떨어진다.
낙동구간들은 대부분 오지이고 육산이 많은지라 멋진 운해의 모습을 이렇게 나무줄기 잎 사이로 밖에 즐길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여기 저기 찾아보아도 툭 터진 곳, 바위가 없다. 그래도 나는 오지 느낌을 주는 우리 일행밖에 인적이 없는, 한 사람만이 걸어 갈 수 있는 좁은 길만 있는 이 곳이 너무나 좋다.
다른 일행은 내가 좋아하는 이유 때문에 낙동을 싫다하지만 같이 하는 일행들이 좋아서 걷는다고 한다. 사람들의 마음은 이리도 다르다.
휴양림삼거리(덕거리봉), 왼쪽으로 내려가면 태백고원자연휴양림이 나오는지?
[육백지맥분기점] 이정표(키를 훌쩍 넘는 소나무 윗부분에 붙어있어 지나치기 쉬움) 밑에서 아침을 먹으며 그냥 쓱 지나치려는 일행들에게 사진 찍으라고 친절하게 알려주면서 정녕 나는 사진찍어놓기를 잊어버렸다. 이런 정신머리하고~
큰개별꽃. 이른 3월부터 자주 보는 꽃
백병산삼거리, 내려오는 분께 묻는다.
Q)백병산까지 얼마나 걸려요?
A)2분 걸립니다.
Q)20분 걸린다는 뜻이지요?
A)아닙니다. 완전히 평지라서 정말 2분, 왕복 4분 걸립니다.
남은 과일을 먹고 일부는 배낭을 두고 간다는데, 나는 2분 걸리는 평지라는 말에 메고 가기로...배낭을 두고 가면 꼭 필요한 물건이 배낭에 있는 경우가 허다한 경험과 산에서는 어떤 일이 생길 줄 모르니..
발 빠른 일행은 오수를 즐기고 있고
백병산(1,259M)
정상 바위가 흰 빛깔을 띤다는 데서 白山에서 시작되어 산꼭대기가 바위절벽으로 되어 있어 바위병풍을 들러놓은 듯하다고 하고 게다가 외자를 쓰면 외로워진다는 속설로 白屛山이라고 지었다는데..(대동여지도)
산이 외로우면 좀 어떠한가..
500m 더 가면 병풍 촛대바위라 꼬득여 가보니 2km 이상을 내려 갔다가 다시 올라와야하니 이를 어쩐다...하고 있는데 일행에게 전화가 왔다. 대장이.. 낙동구간은 아닌데 하산을 그 곳에서 바로 할 수 있다고 하며 후미 일행들이 그리 할 계획이란다. 그래도 가오가 있지.. 원 계획대로 백명산삼거리로 돌아와 하산한다.
고비덕재
태백 황지사람들이 동해에서 나는 해산물, 소금들을 물물교환하기 위해 넘나들었던 평평한 지대로 유난히 고비가 많이 자생하여 지명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쥐오줌풀
일행이 이름을 묻길래 노루오줌이라고 답했는데..... 두 야생화의 모습이 확연히 다른데 왜 혼동될까?
노린재나무
다른 산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이 나무를 이 낙동 구간에는 희귀하다.
1,000m를 계속 오르내리다가 험청 가파른 하산길이 시작되니 무릎이 뻐근해지기 시작한다.
다음 주 북진하는 정맥15기팀들은 힘들게 올라가야 할 것 같다. 숙제를 미리 끝낸 기쁨을 만끽해본다.
벌깨덩굴
옆으로 입술을 벌리고 뭐라고 얘기하는 듯한 야생화가 많다.
면안등재
온통 운지버섯으로 뒤 덮힌 고사목
녹색 입을 벌리고 있는 둥글레
선밀나물 수꽃(청미래덩굴속-다시 찾은 행복)
어린순은 나물로 먹고, 뿌리줄기는 牛尾菜라 하여 약재(근육 이완, 혈액 순환, 경략유통, 지통)로 쓴다고 한다.
하산길에 올라오는 여성 한 분을 만난다. 정상 갔다 내려오느냐고 물어 정맥이 어떻고 설명하기에 너무 길어 그냥.. 네.. 그렇다고 답한다.
날머리가 보인다.
민들레 홀씨들은 다 날아가고~~ 어찌 이리 완벽한 지~~ 감탄할 따름이다.
통리재 가는 길, 통리는 내륙과 바다를 연결시켜주는 지역이라는 뜻
지난 1구간 날머리 소머리국밥집에서 결제한 카드에 오류가 있던 것을 발견하고 밥값을 어떻게 지불할까? 생각 중에 오늘 날머리가 같으니...빛을 갚을 기회가 주어졌다. 점심도 먹을 겸 들렸는데 메뉴가 마땅치 않고.. 빛만 청산하니 주인아줌마가 너무나 고맙다며 생수 한 병을 건네준다. 그 것도 파는 건데..그냥 찬 물만 마시고 돌아나오는 발길이 어찌나 가볍던지... 빛지고는 못사는 성미...도 꽤 괜찮은 성격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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