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에 밀려나는 소작농의 비가, 그 해 여름은 뜨거웠다.
○ when : '22.11.18. 18:35 ~ 20:45
○ where : 롯데시네마노원
○ director : Calra Simon
○ 출연 : Jordi Pujol Dolcet, Anna Otin, Xenia Roset
아이들의 놀이터인 폐차가 어느 날 포크레인에 실려 사라지듯,
이번 수확이 끝나면 복숭아 과수원도 태양열 패널에 자리를 내줘야 한다.
옥수수밭에 숨겨 키우던 아들의 대마초는 아버지의 손에 불태워지고, 아들은 과수원을 물바다로 만들고 반항하지만,
그럼에도 허물어져가는 터전을 지키고자 시위에 동참하며 가족간의 끈을 잇는다.
그러나..끝내 땅 한 평없는 소작농들은 대항할 힘이 없어 가족들은 그들 방식대로 지주에게 항의한다.
할아버지의 방식, 애써 키운 무화과 열매로 지주에게 읍소하고
손자세대, 복숭아를 먹어치우는 토끼의 사체로 협박도 해보지만,
먹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 고모 부부의 방식, 태양광 사업의 앞잡이로 야합 방식..
집열판이 신안의 염전자리를 대신하면 노동자들은 영화처럼 선택지없는 패널을 관리하는 근로자로 운명이 바뀔것이고,
그렇게 자본은 인간을 소외시키고 삶의 주도권을 빼앗아간다.
현실이 팍팍할 때 영화 속의 실현가능성 없는 환타지가 한줄기 빛으로 위로가 되듯이
은밀히 숨겨놓은 변수가, 우연을 가장해 짜잔하고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나타나
극적으로 농장을 구할 지도 모르는, 그랬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2시간을 지켜 보았으나,
다시 포크레인에 전쟁 이후 선대부터 수십년 동안 키워왔던 나무들이 처참하게 뿌리채 뽑혀 나가는 현실을 조용히 보여주며 영화는 끝난다..차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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